소설
소설 Part 1-2: 김일한 박사 이야기(아바타와의 조우 편)
오늘을 사랑하자!
2024. 12. 5. 23:04
728x90
반응형
김일한 박사는 한국 경제학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손꼽혔다.
그의 논문은 교과서가 되었고, 그의 강의는 언제나 학생들로 가득 찼다.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대개 경제학이라는 거대한 학문 속에서 자본주의의 찬양자로 그를 떠올렸지만, 그의 내면은 결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김 박사는 자본주의의 핵심 원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것이 인간의 욕망을 원동력으로 삼아 경제를 움직이는 강력한 체제라는 점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어두운 이면도 똑같이 꿰뚫고 있었다.
끝없이 벌어지는 빈부 격차, 모든 것을 숫자로 환원해버리는 잔인함, 그리고 소외된 이들을 뒤로 한 채 돌진하는 성장 중심의 논리. 이 모든 것이 그를 회의와 고민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는 자본주의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대안으로 떠오르는 공산주의 역시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공산주의의 이상을 이해하고는 있었지만, 현실 속의 공산주의가 보여준 실패는 그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했다.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산주의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두 체제 사이에서 답을 찾기 위해 늘 고뇌했다.
한쪽은 효율과 성장을 부추기며 불평등을 초래하고, 다른 한쪽은 평등을 외치지만 자유를 억압하며 비효율을 낳았다.
책상 위에 펼쳐진 연구자료와 과거의 경제 사례들은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