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장과 된장의 기원,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간장과 된장은 한국의 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조미료입니다. 하지만 그 기원이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장 문화는 곡물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전했으며, 기원전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고대 중국 문헌인 **『주례(周禮)』**나 『예기(禮記)』 등의 기록을 보면, 중국에서도 오래전부터 발효된 곡물을 이용한 장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 문화가 한반도로 전파되었거나, 또는 한반도에서 독자적으로 발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장을 만들어 먹었다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삼국 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특히 『삼국지(三國志)』 위서 동이전(魏書 東夷傳)에는 "고구려인들이 메주를 이용해 발효된 장을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적어도 2세기경에는 장을 이용한 음식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장류의 발효 과정에서 액체가 위로 뜨면 간장이 되고, 고형물이 남으면 된장이 됩니다. 이는 자연적인 발효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곡물을 활용한 저장식품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간장과 된장이 분리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간장과 된장은 같은 뿌리를 가진 식품이며, 장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 삼국 시대에도 장을 먹었을까?
삼국 시대에는 이미 장을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고구려를 비롯해 백제와 신라에서도 장류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삼국사기(三國史記)』를 보면, 삼국 시대의 왕과 귀족들이 연회를 열 때 다양한 장류를 사용한 음식이 제공되었다는 기록이 등장합니다. 이는 장이 단순한 저장식품을 넘어 중요한 조미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발굴된 유물 중에서는 장을 저장하는 데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항아리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삼국 시대에도 가정에서 직접 장을 담가 사용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입니다.
고구려와 백제, 신라는 각각의 환경과 기후에 따라 장을 다르게 활용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구려는 기후가 비교적 추웠기 때문에 된장보다는 간장을 더 많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백제와 신라는 비교적 온난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장류가 발전했을 것입니다.
또한, 삼국은 중국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장 문화를 더욱 발전시켰을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의 기록에 따르면, 삼국 시대의 한반도에서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장을 발효시켜 사용했다고 하며,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는 한식 장 문화의 기원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삼국 시대에는 이미 장이 중요한 식재료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이후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며 더욱 발전하게 됩니다.
3. 고려와 조선, 간장과 된장은 어떻게 발전했을까?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간장과 된장은 더욱 정교하게 발전했습니다. 고려 시대에는 불교가 국교로 자리 잡으면서, 육식보다 채식 위주의 식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곡물과 콩을 활용한 발효 식품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특히, 고려 후기에는 국가에서 장을 직접 관리하고 보관하는 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장류가 중요한 식재료로 여겨졌다는 증거입니다.
조선 시대에 들어서면서 간장과 된장은 더욱 체계적으로 발전했습니다. **『경국대전(經國大典)』**과 같은 조선의 법전에서도 장을 저장하고 활용하는 법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장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은 관청이 존재했습니다.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의서인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간장과 된장이 건강에 좋다는 기록이 있으며, 특히 소화 기능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장을 담그는 방식도 다양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간장은 용도에 따라 진간장(오랫동안 숙성된 간장), 국간장(국물 요리에 쓰이는 맑은 간장) 등으로 구분되었으며, 된장도 집집마다 다른 방식으로 제조되었습니다. 또한, 조선 후기에는 장 담그는 방법이 농가마다 전해 내려오면서 지역별 특색을 갖게 되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통 장 문화의 기초가 마련되었습니다.
4. 간장과 된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간장과 된장은 기본적으로 메주에서 시작됩니다. 메주는 삶은 콩을 으깨어 일정한 형태로 빚은 후, 따뜻한 곳에서 자연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이후, 메주를 엮어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걸어두거나 볏짚 위에 놓아두면 자연스럽게 미생물이 자라게 됩니다.
메주가 충분히 발효되면 깨끗한 소금물에 담가두는데, 이때부터 장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메주에서 효소가 나와 소금물과 반응하게 되며, 위쪽에는 맑은 액체가 뜨고 아래쪽에는 된장과 같은 고형물이 남습니다.
이때, 위쪽의 맑은 액체를 걸러내어 숙성시키면 간장이 되고, 남은 고형물을 숙성시키면 된장이 됩니다. 간장은 숙성 기간과 사용 용도에 따라 국간장, 양조간장, 진간장 등으로 나뉘며, 된장도 집된장, 청국장 등으로 구분됩니다.
간장과 된장의 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발효 기간과 환경입니다. 온도와 습도에 따라 발효 속도가 달라지며,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깊은 감칠맛이 나는 장이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과정은 조상들이 오랜 세월 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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