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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김일한은 정태수의 안내로 완도의 구석구석을 다시 둘러보았다.
푸른 바다와 고요한 산책로, 그리고 고즈넉한 어촌 마을의 풍경은 그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었다.
정태수는 가는 곳마다 완도에 얽힌 이야기들을 전하며 그를 즐겁게 해주었고, 두 사람은 오랜만에 소년 시절로 돌아간 듯 웃고 떠들었다.
“좀 더 있다 가지 그래?”
정태수는 점심을 마치고 커피를 마시며 물었다.
“나도 곧 은퇴니까 연차 내고 며칠 더 쉬어도 돼. 너랑 여기저기 더 다니고 싶은데.”
김일한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고맙긴 한데, 프로젝트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래 쉬면 마음이 불편해서 말이야. 은퇴하고 나면 다시 올 테니까 그때까지 기다려.”
정태수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김일한의 결정을 존중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약속이다. 은퇴하고 나서는 핑계 대지 말고 꼭 와라.”
이틀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그는 오랜만에 마음속의 무거움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비록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아 당분간은 긴 여행을 꿈꿀 수 없었지만, 이번 완도 방문은 분명 그의 일상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기분이 꽤 좋았군.”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젖혀 눈을 감았다.
서울에 도착하면 다시 바쁜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 테지만, 이번 여행에서 얻은 여유로움이 그를 조금 더 버티게 해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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